#1
저는 변함없이 아이를 씻기고
먹이고 데리고 놀고 재우고 하는 일을
일과 일 사이에 반복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엄마와 눈마주치고 밖에 나가자는 녀석.
엄마가 일에 지쳐 노곤노곤 누워있으려 하면
눈에 금방 붉은기가 돌고 뾰로퉁 해집니다.
매일 혹은 어쩌다 만나보는 표정.
이날은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하람이 이불로 매일 저와 있다없다 놀이를 합니다.
지겹지도 않을까요.... 있다없다 놀이?




자그마한 눈동자 안에 살짝 보이는 엄마의 저 건장한 팔뚝.




어쨋거나 거실로 나가자!
그러고는 그날 아침 촬영 끝.
매일매일 사진을 찍어주고픈데, 그게 잘 안되네요.
작년엔 참 많이도 찍어주었는데.







#2
유기를 입고 해두고서는
파는 사람이 써봐야 진가를 알수 있지 하고 실제 쓰고 있습니다.
사진이야 올려두고 가격도 올려두고 그냥 팔수도 있지만.
재료가 재료이니만큼, 경험이 있어야 코멘트를 적지요. ^^
유기는 사계절을 물에닦고 얼룩을 지우고
철철이 다른 음식도 담아보고 해야 하는
심오하고도 참으로 청아한 그릇이거늘,
한 두달 써보고 올리기란 어렵고도 어려운 일인것 같습니다.
어쨋든 잘 한번 찍어보려고 맨질맨질하게 닦아두었습니다.



 

반짝이는 유기그릇들.
전통그릇이지만, 또 현대적인것들과 어우러짐이 좋습니다.







#3 몇일후..
주말 하람이와 지인을 만나
그야말로 회포를 푸는 자리가 있었어요.
하람이는 다소곳이 아빠곁에 앉아
왠일로 사진기를 들고 놓지를 않는 엄마를 보고
물끄러미 구경만 하더군요.
세가족 한꺼번에 제대로 하는 외식이라
엄마아빠 모두 가슴이 쿵쾅....
하람이는 어땟을지 ^^;;






중식집에 갔더랬습니다.


제가 원래 음식사진 찍기를 좋아합니다.
디카가 제일 처음 보급될때 거금을 주고 코니카디카를 샀었지요.
그 시절 남은사진은 싸이월드의 조그만 미니홈피에만 있고
나머지 백업된 사진은 모두 음식사진입니다. -.-
그 정도로 좋아했는데,
일때문에, 아기때문에
제대로 외식다운 외식도 잘 없었고
사진기도 전문가용으로 바꾸면서 너무 무겁기도 하고
이래저래 힘들었는데, 이날 제대로 찍었지요.
마침 미니블로그에 심심하던차에
음식사진이나 올리자 싶기도 하고말이지요.



어쨋든
그냥 감상감상 ^^













새우완자, 맛있어요 음~




독특했던 간장소스.


중식샤브샤브랍니다.


해물과 야채를 태극문양으로 나뉘어진 남비에 넣고 익혀 먹지요.


국물도 진하고..


들어갈 해물도 싱싱하고.


낙지가 아닌 문어입니다.


조개도 익혀서 초고추장에 찍어먹고.


잘라놓은 해물들은 다시 탕에 넣고 데워먹고
소스에 따로 또 같이 찍어 먹고 국물도 같이 건져먹고.
맛있어요. 흔한 맛이 아니라 좋았어요.


남자들은 소주를 곁들였는데, 안주로 너무 좋겠더군요.


진-한 국물...쩝..



마지막타자, 짬뽕을 주문했지요.



이집 특징, 냄비는 모두 유기더군요.
요즘 유기에 온시선을 집중시켜 보고 있는 저로서는
으음, 관심이 안갈수가 없었지요. ^^

음음...
짬뽕과 국물이 따로 나오더니
해물이 널린 짬뽕국물에 팽이버섯, 부추, 면을 함께 넣어줍니다.



섞어섞어 잠깐 끓여주면 완성.






저 국물맛을 어찌 잊으리오..


가끔 생각날 것 같아요.
여기는 부천인데 언제 일을 또 만들어서 저기까지 갈까.. 싶습니다.(신사동)


하람이의 태명이 짱구였는데
이마랑 머리통이 정말 짱구입니다 -.-;
신기해요.



얌전히 먹는것도 잠시
엄마는 사진찍으랴 먹으랴 하람이 잡으러 다니랴
힘들고도 고되고도 입은 행복한 날이었습니다.


.....


현 시국이 그리 명랑할수는 없지만,
가끔 저리 좋은 시간을 갖는것도 괜찮을듯 싶습니다.
^^